시니어교회 (갈렙교회) 이야기
8년 전, 장로회에서 중요한 결의를 했습니다.
장로들이 65세에 자원 은퇴하기로 한 것입니다.
이런 결정을 한 이유는 조금이라도 더 빨리, 젊은 세대들에게 교회의 리더쉽을 맡기려는 것이었습니다.
그 결정 이후, 저희 교회는 모든 교회 직분자들이 만 65세에 은퇴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교회는 많이 젊어졌고 더욱 활기가 넘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일찍 은퇴한 장로님들과 교인들의 문제가 목회의 큰 부담이 되었습니다.
은퇴하신 교인들 중에 너무나 건강하고 얼마든지 교회를 위하여 일할 수 있는 분들이 많았습니다. 그런데 길고 긴 세월을 후배 교인들이 섬겨 주는 것을 받기만 하며 지내야 하는 것입니다.
연세대 철학과 원로교수인 김형석 교수님은 만 98세입니다.
그분이 말하기를 100세 가까이 살아 보니 60세쯤 되어야 성숙하고 창의적인 생각이 쏟아져 나오더랍니다. 실제로 주위 사람들을 보니 60-75세까지 가장 창의적이고 찬란한 시기를 보내고, 좋은 책은 모두 그 시기에 썼더라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내 나이쯤 되면 가정이나 사회에서 버림받지 않기 위해 두 가지가 필요하다”라고 말했습니다. 하나는 일을 할 수 있어야 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사소한 것이라도 존경받을 만한 점이 있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선한목자교회에는 청년 중심의 [젊은이교회]가 있고 결혼한 30대 교인들로 구성된 교구(요셉교구), 결혼하지 않은 싱글 교인들로 구성된 교구(다윗공동체)도 있습니다.
이 세 공동체는 젊은 세대들에게 초점을 맞추어져 있으면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공동체입니다.
그런데 젊은 세대들만 아니라 시니어 세대들도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시니어 성도들만의 공동체가 필요한 것입니다.
그 공동체는 노인학교 수준이 아니라 모든 의사 결정과 활동, 재정이 독립된 형태의 교회 공동체여야 했습니다.
그래서 65세 이상 된 교인들만의 공동체를 만든 것입니다. 그 교회가 [갈렙교회]입니다.
그러나 갈렙교회를 창립할 때, 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정작 65세 이상 교인들로부터 서운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세대 단절이 아니냐?”, “노인들을 소외시키는 것 아니냐?” 하는 말도 들었습니다.
그러나 세대 간 소통도 중요하지만 먼저 같은 세대의 소통이 열려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우려와는 달리 지난 8년 동안 갈렙교회는 매우 성공적이었습니다.
역시 그러했습니다. 세대 간의 소통도 세대끼리 공동체를 이루고 하나가 된 다음에 더욱 활발해지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65세 이후라면 그동안의 삶과 교회 생활을 통하여 성숙해진 신앙과 판단으로 천국의 모형인 교회 공동체를 이룰 수 있는 때가 되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런 교회를 세우는 일이야 말로 하나님 앞에 가기 전에 감당할 가장 보람있는 사명일 것입니다.
그래서 갈렙교회에서 설교할 때마다가 강조한 것이 있습니다.
“주님 앞에 설 준비를 합시다.”
“하나님의 나라를 위하여, 주님의 마지막 명령에 헌신합시다.”
“나이 든 것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합시다.”
“10년 더! 봉사합시다.”
“예수님과 동행하는 당신이 청춘입니다”
은퇴한 성도들은 갈렙교회에서는 가장 젊은 교인이 됩니다.
노인에서 갑자기 청년이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갈렙교회 교인들은 나이보다 훨씬 젊게 사는 것을 봅니다.
시니어들의 얼굴에 생기가 있습니다.
언젠가 문득 [갈렙교회]를 창립한 것은 제가 목회한 것 중에 가장 잘했다고 평가받을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평소에 그런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기에 당시 저 스스로도 깜짝 놀랐습니다.
많은 교회가 시니어 교인들을 위한 목회를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갈렙교회를 탐방오시는 교회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번에 [갈렙교회]의 창립 비젼과 그동안 교회가 세워져온 과정을 [예수님과 동행하는 시니어 교회]라는 책으로 묶어 보았습니다.
이 책이 한국교회 안에 점점 늘어나는 시니어 성도들이 위축되거나 소외당하지 않고 주님 앞에 서는 ‘영광의 그날까지’ 사명을 감당할 수 있는 데 도움이 되기 바랍니다.
그리고 시니어 세대를 위한 목회를 준비하는 교회와 목회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었으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