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grace)
은혜(grace)
은혜는 주고 받을 수 있는 게 아니라 하나님께서 일방적으로 베푸시는 선물
우리말 신약성경에 ‘은혜’로 번역된 그리스어 ‘카리스’(우아함, 품위, 친절)는 구약성경에서 히브리어 ‘헨’(호의, 친절)과 맞닿아 있는 개념입니다. 헨이 쓰인 본문으로는 홍수를 앞두고 “노아만은 주님께 은혜를 입었다”(창 6:8, 이하 새번역), 요셉이 이집트에서 감옥에 갇혔을 때 주님께서 요셉을 “한결같이 사랑하셔서 간수장의 눈에 들게 하셨다”(창 39:21), 주님께서 모세에게 말씀하시기를 “너에게 은총을 베풀어서 네가 요청한 이 모든 것을 다 들어주마”(출 33:17) 등이 있습니다. 헨은 은혜, 눈에 들다, 은총으로 번역됐습니다.
영어 ‘그레이스’는 라틴어 ‘그라투스’(즐거운, 고마운)에서 온 명사 ‘그라티아’(호의, 매력, 감사)에서 유래했고 기독교에서는 은혜, 은총을 뜻합니다.
사도 바울이 고린도 교회에 편지를 보내 자신이 입은 은혜를 설명했습니다. “나는 사도들 가운데서 가장 작은 사도입니다. 나는 사도라고 불릴 만한 자격도 없습니다. 그것은, 내가 하나님의 교회를 박해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나는 하나님의 은혜로 오늘의 내가 되었습니다. 나에게 베풀어주신 하나님의 은혜는 헛되지 않았습니다. 나는 사도들 가운데 어느 누구보다도 더 열심히 일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한 것은 내가 아니라, 나와 함께 하신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그러므로 나나 그들이나 할 것 없이, 우리는 이렇게 전파하고 있으며, 여러분은 이렇게 믿었습니다.”(고전 15:9~11)
은혜는 우리가 주고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일방적으로 베푸시는 선물입니다.
박여라 영문에디터 yap@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