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켈러 사모 “믿지 않는 자와 결혼해서는 안 되는 이유?”
“나에게서 배우자를 빼앗지 마세요”
팀 켈러 목사의 아내 캐시 켈러(Kathy Keller)가 TGC에 과거 게재했던 글 ‘나에게서 배우자를 빼앗지 마세요: 믿지 않는 자와 결혼해서는 안 되는 이유(Don’t Take It from Me: Reasons You Should Not Marry an Unbeliever)’라는 글이 다시 화제가 되고 있다. 본지는 서울 봉천동 한사람교회에서 목회중인 서창희 전도사가 번역한 해당 글을 소개한다. 다음은 번역 전문.
많은 사역의 여정 속에, 남편 팀 켈러와 내가 일상적으로 마주했던 목회적 이슈는, 실제 결혼이든 약혼이든, 신자와 불신자 사이의 결혼 문제였다.
나는 어떻게든 빠져나갈 구멍을 찾아서 믿지 않는 사람과 결혼을 하려는 싱글들과 대화를 할 때마다, 차라리 이미 믿지 않는 사람과 결혼을 해서 후회하는 사람을 데려와서 나 대신 상담하게 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곤 했다.
그렇게 하면 나는 결혼은 “주 안에서만 할 것이니라(고전 7:39)”라는 주님의 말씀과, “믿지 않는 자와 멍에를 함께 메지 말라(고후 6:14)”는 말씀, 그리고 이스라엘의 하나님이 아닌 다른 신을 섬기는 이방인과 결혼하지 말라는 구약의 명령을 가르치는 수고를 덜 수 있었을 것이다. (민수기 12장에 모세가 다른 민족 출신이지만 같은 신앙을 공유하는 자와 결혼하는 것을 보라.)
이런 구절들은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그러나 누군가가 자신의 마음을 이미 믿지 않는 자들에게 빼앗겨버린 상황이라면, 그에게 성경은 타협할 수 없는 믿음과 실천의 기준이라는 사실에서 이미 멀어져 버린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신, 뱀이 하와에게 했던 유혹이 자리잡는다. “참으로 … 먹지 말라 하시더냐?” 그리고 ‘나의 결혼만큼은’ 예외가 될 수 있다고 여긴다. 그리고 얼마나 우리가 서로 사랑하는지, 얼마나 내 예비 배우자가 믿지는 않아도 나의 신앙에 대해서 이해하고 존중해주는지, 믿음을 공유하지 않았음에도 얼마나 소울 메이트가 될 수 있는지를 이야기하기 시작한다.
나는 참을성 없고 예민하게 자라왔기 때문에, 그냥 이렇게 말해버리고 싶다. “네가 하는 결혼, 절대 잘 되지 않을 거야. 장기적으로 말이야. 결혼은 영적으로 하나를 이룬 신자들에게도 상당히 어려운 일이야. 그냥 헤어져. 마음이 아픈 채로 좀 지내고 극복하는 게 나아.”
그러나 이렇게 과격하게 말하는 것은 그리스도의 온화한 성품에도 맞지 않고, 확신을 주지도 못할 것 같다.
믿지 않는 사람과 결혼하고 후회하는 사람들을 직접 만나보게 해야 한다
나는 믿지 않는 자와의 결혼 이후에(그들의 미련함 때문이었든, 아니면 결혼 후에 한 사람이 신앙을 갖게 되었든 간에), 믿는 사람과 결혼했어야 한다는 것을 깨달은 사람들과, 싱글들 중에서 그들의 열정과 헌신이 모든 장애물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적인 생각만 가지고 있는 사람들을 서로 만나게 해주었으면 좋겠다.
심지어 불순종이라는 말을 그들에게 적용시킬 필요도 없다. 단 10분만의 대화, 아니 대화의 핵심을 분명히 파악하는 사람이라면 1분의 시간이면 충분할 것이다.
믿지 않는 완벽한 남자와 결혼한 한 여자의 후회를 들려주는 것이다. 그 후회란 바로 이것이다. “결혼을 하기 ‘이전에’ 네가 많은 외로움을 느꼈겠지만, 네가 믿지 않는 사람과 결혼한 ‘이후에’ 경험할 외로움과는 비교도 안 돼!”
이것이 목회적으로 거의 유일하게 효과적인 접근이다. 믿지 않는 자와 결혼하여 어려움을 겪는 사람을 찾아서, 믿지 않는 자와 결혼 하려는 자에게 자신이 겪는 고통을 솔직하게 이야기하게 하고, 결혼을 계획하는 커플들이 목회자와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어볼 수 있도록 권면하는 것이다.
다른 대안으로는, 전 세계를 돌며 믿지 않는 배우자와 결혼하면서 괴로워하는 개인들의 영상을 편집하여 상영시키는 방법이 있겠다. 5분 안에 40-50개의 사례를 짜깁기하여 직접 설명하면 효과적일 것이다. 다양한 개인들의 실제 이야기는 다른 강의나 세미나 같은 효과로 대체할 수 없는 강력한 설득 방식이 될 것이다.
세 가지 결과
일단 믿는 자가 믿지 않는 자와 결혼할 경우, 실제로 세 가지 종류의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이 결과는 겉으로만 기독교인이라고 말하는 사람과 결혼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그리고 기독교 배경에서 자란 사람이라면 결혼하는데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1. 믿지 않는 배우자와 함께 맞추어나가기 위하여, 믿는 배우자는 예수님을 그의 삶의 주변부로 밀어내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다.
이것은 신앙을 거부하는 것은 아니라고 핑계 댈지 모른다. 그러나 묵상하는 삶, 그리고 믿음의 동역자들을 환대하는 일(소그룹 모임, 긴급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구제하는 일, 선교의 참여, 십일조, 자녀를 믿음으로 양육하는 일, 다른 믿는 자들의 교제…)은 최소화 되거나, 거부되어야 한다. 가정의 평화를 지켜야 하기 때문이다.
2. 첫 번째 방법의 대안으로, 믿는 자가 풍성한 그리스도인의 삶을 밀어붙일 경우, 오히려 ‘믿지 않는 배우자’가 결혼 생활의 주변부로 밀려나게 될 것이다. 만약 그 배우자가 성경공부나 기도, 선교, 구제 등을 이해하지 못한다면, 믿는 배우자와 함께하는 그 일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배우자 중 하나가 다른 배우자의 인생에 가장 중요한 헌신에 함께하지 않는다면, 결혼이라는 깊이 있는 연합과 하나됨은 만들어질 수 없다.
3. 그래서 결혼 생활은 스트레스를 받거나 깨질 수밖에 없다. 아니면 스트레스 속에서 일정한 휴전상황이 펼쳐진다. 서로가 어떤 영역에서는 포기하고 항복하면서, 외롭고 불행한 상황이 지속되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당신이 원하던 결혼이었는가? 예수님 안에서 성장하는 나의 신앙을 질식시키는 결혼? 아니면 부부로서의 성장을 목 조여오는 결혼? 아니면 둘 다? 바로 그것을 원한 것인가?
인용되었던 고린도후서 6장 14절의 “멍에를 함께 매지 말라”는 구절로 돌아가보자. 대부분은 농경 문화에 살고 있지 않지만, 농부가 소와 당나귀가 서로 멍에를 함께 매도록 한다면 어떤 일이 생길지 한 번 상상해보라.
두 동물의 힘을 이용하도록 구성된 무거운 나무 멍에는, 분명 기울어질 것이다. 왜냐하면 두 동물의 키와 무게가 다르고, 걷는 속도가 다르고, 걸음걸이마저 다르기 때문이다. 멍에는 두 동물의 힘을 이용하기보다, 하중이 고루 분산되지 않아 오히려 두 동물의 살갗이 쓸리게 만들 것이다. 믿지 않는 자와의 결혼은 그리스도인에게 지혜롭지 않은 일일 뿐만 아니라, 믿지 않는 그 사람에게도 합당하지 않으며, 결국은 둘 모두에게 골칫거리가 될 것이다.
팀 켈러 부부의 개인 가족사
모두 솔직하게 공개하겠다. 우리 부부의 한 아들은 유대교 배경을 가지고 있는 자매와 몇 년 간 교제를 했다. 그는 믿지 않는 자와 결혼하는 것이 불순종이며, 그것이 얼마나 슬픈 일인지 몇 년간 들어왔기 때문에, 믿지 않는 자와 결혼하는 것은 결코 자신의 선택지에 없음을 알고 있었다. 우리 부부가 강력하게 상기시켜왔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우정은 자라났고, 더 깊은 관계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자랑스럽게도 내 아들은 그녀에게 말했다. “네가 그리스도인이 아니면 나는 결혼할 수 없어. 그리고 나랑 결혼한다 해서 네가 기독교인이 될 수 있는 것도 아니야. 너랑 함께 교회에 앉아있을 순 있겠지, 하지만 네가 기독교 신앙에 대해 알아가는 것에 진지하다면, 그것은 네가 스스로 해내야 해. 너의 소모임을 찾고, 네가 직접 신앙 서적을 읽고, 내가 아닌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눠 보길 바래.”
다행스럽게도, 그 자매는 정직한 마음과 끈기를 가지고 있었다. 그녀는 성경의 진리가 무엇을 말하는지 찾아가기 시작했다. 그녀가 구원하는 믿음에 가까워지면서, 나의 아들 또한 그녀의 믿음이 발맞추기 위하여 신앙이 성장하는 놀라운 모습을 보게 되었다!
나의 며느리는 어느 날 나에게 와서 말했다. “믿고 나서 하나님 말씀을 배워보니, 어머님의 아들은 믿지 않았던 저를 처음부터 만나서는 안 되었던 거였네요!” 그녀는 회심했고, 세례를 받을 때, 내 아들은 그녀를 세례 줄 물을 들고 서 있었다.
세례를 받은 다음 주에 내 아들은 그녀에게 청혼을 했고, 이제 그들은 결혼한지 2년 반이 지났다. 그들은 함께 성장하고, 함께 씨름하고, 함께 회개하고 있다. 우리 부부는 두 사람을 정말 사랑하고, 정말 감사하다. 그녀가 우리 가족임과 동시에, 그리스도와 한 몸이 되었기 때문이다.
개인적인 가족사를 고백하는 이유는, 내가 아는 사역자들의 자녀가 믿음이 없는 사람과 결혼하는 것을 너무나 많이 보아왔기 때문이다.
정말 깊이 깨달았던 것은, 심지어 목회자의 가정에서도, 하나님의 말씀이 가르쳐지고 이야기되는 목회자의 가정에서도, 자녀들은 그들의 부모가 이혼한 가정을 상담해주는 모습을 보면서 자라왔더라도, 부모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믿는 자녀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가정에서도, 믿는 자들간의 행복한 결혼이라는 열매가 맺히지는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것이 바로 목회자들의 가정에서 일어나는 일이라면, 성도들은 어떠하겠는가? 독자들은 믿지 않는 자와 결혼한 형제자매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들의 슬픔을 들을 필요가 있다. 왜 믿지 않는 사람과의 결혼이 단순한 불순종이 아니라, 지혜롭지 못한 행동인지 깨달아야 한다.
출처 : 기독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