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에 갇혀 고난 겪는 선교사들 기억해주세요
귀신 쫓아냈다가 갇혔던 바울·실라처럼 부당한 옥고
신약성경 사도행전 16장에는 빌립보 지역 선교에 나선 사도 바울과 실라 얘기가 나옵니다. 바울 일행이 빌립보에서 귀신의 힘으로 점을 치던 여종을 만났고 여종에게서 귀신을 쫓아냈는데 이 때문에 감옥에 갇힙니다. 여종의 점치는 행위로 돈을 벌던 주인이 돈벌이가 끊기자 고발했기 때문입니다.
바울과 실라의 부당한 고난 일화는 옛날이야기가 아닙니다. 지난 5월 불법무기 소지 혐의 등으로 필리핀 마닐라 안티폴로 교도소에 수감 중인 백영모 선교사의 사례는 바울과 실라의 고난이 오늘에도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백 선교사는 18년 동안 필리핀 현지에서 선교와 봉사활동을 해왔습니다. 그를 파송한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총회는 “백 선교사는 누구보다 진실하고 성실하게 사역한 선교사”라며 “그가 선교와 전혀 무관한 불법무기와 폭발물을 소지하고 불법적 일을 도모했다는 건 사실이 아님을 분명히 밝힌다”고 단언했습니다. 억울한 마음에 백 선교사의 아내 선교사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나서기도 했습니다.
터키 감옥에 갇혀 있는 미국인 선교사 앤드루 브런슨 목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브런슨 목사는 2016년 10월 터키에서 쿠데타를 일으킨 단체와 쿠르드 분리주의 무장 조직을 지원한 혐의로 수감됐습니다. 강력한 이슬람 국가인 터키에 교회를 세워 20여년간 복음을 전해온 목회자가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이었던 쿠데타 세력과 손을 잡았을 이유는 만무해 보입니다. 미국에 살고 있다는 이슬람 학자 펫훌라흐 귈렌 때문에 볼모로 잡혀있다는 것을 세계는 다 알고 있습니다.
일제강점기였던 1941년에도 억울한 옥살이를 했던 선교사가 있었습니다. 미국 장로교 선교사였던 브루스 허트(한국명 한부선)는 종교통제법 거부 혐의로 경북 안동과 중국 하얼빈 감옥에서 8개월간 옥고를 치렀습니다. 당시 만주 선교사로 활동했던 허트 선교사는 1940년 만주의 한인 기독교인들과 함께 ‘장로교 언약’을 작성했는데 여기서 신사참배는 명백한 우상숭배라고 선언했습니다.
바울과 실라, 백 선교사와 브런슨 목사, 허트 선교사에게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들은 모두 복음을 전하다 감옥에 갇혔고 옥중에서도 복음을 전했습니다. 허트 선교사의 경우 차디찬 하얼빈 감옥에서 한인 수감자들을 돌봤다고 합니다. 감옥에 있는 선교사들을 기억하고 기도했으면 좋겠습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내게 일어난 일이 도리어 복음을 전파하는 데에 도움을 준 사실을 여러분이 알아주시기를 바랍니다.”(빌 1:12, 새번역)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신상목 기자 smshi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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