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떠난 2030세대 “지나친 간섭, 믿음 강요가 싫었다”
김찬영 전도사, 103명 대상 ‘가나안 성도 현상’ 연구 발표
한국교회의 강압적이고 권위적인 소통 문화가 크리스천 청년들이 교회를 등지게 만드는 가장 큰 원인이라는 설문 결과가 나왔다. 현재 2030세대 가나안 성도의 거의 절반은 교회에 다시 출석할 의사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으며, 다시 교회에 다니게 될 경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요인은 목회자의 자질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찬영 전도사는 22일 한국교회생태계연구네트워크(대표 한경균 목사)가 주최한 온라인 특강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자신의 장로회신학대 석사학위 논문 ‘2030 밀레니얼 세대 가나안 성도 현상에 관한 연구’를 공개했다. 설문은 2020년 9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과거에 6개월 이상 교회를 다녔으나 현재는 다니지 않는 2030 세대’ 103명을 상대로 이뤄졌다.
그들은 왜 교회를 떠났나
설문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지점은 응답자들에게 교회를 떠난 이유가 무엇인지 물은 항목이다. 김 전도사는 교회 이탈 이유로 짐작되는 항목 8개를 제시한 뒤 응답자들에게 어느 정도 관련성을 띠는지 체크하도록 했다. 채점 결과 가장 큰 이탈 요인은 ‘개인의 삶과 신앙에 대한 지나친 간섭’이었다. 이 항목에 ‘매우 관련 있다’ 혹은 ‘조금 관련 있다’고 답한 비율은 71%나 됐다. 이어 ‘구원의 확신을 강요하는 분위기’(70%), ‘강압적이고 일방적인 의사소통’(66%) 순으로 집계됐다.
교회를 떠난 이유를 하나만 꼽도록 했을 때도 ‘개인의 삶과 신앙에 대한 지나친 간섭’이라고 답한 비율은 17.5%로 가장 높았다. 김 전도사는 논문에 “가나안 성도에게 한국교회는 일방적인 소통 구조를 지닌 집단”이라며 “한국교회는 소통 구조의 변화를 고민해야 한다”고 적었다.
가나안 성도가 어느 연령대에서 집중적으로 발생하는지 조사한 내용도 주목할 만하다. 응답자들이 교회를 떠난 시점이라고 답한 시기는 ①중고등학교 시기(20%) ②26~29세(18%) ③20~22세(17%) 순이었다. ①은 부모 등쌀에 밀려 교회에 다니던 이들이 자기 결정권을 갖기 시작하는 시기이며 ②는 사회 초년생으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느라 신앙생활이 뒷전으로 밀리기 쉬울 때다. ③은 대학에 진학하거나 고교 졸업 후 직장을 얻으면서 합법적으로 향유할 수 있는 더 많은 놀거리가 허용되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가나안 성도 현상을 막기 위해서는 이들 연령대 성도에게 관심을 쏟아야 한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교회를 떠나기 전 누구와 상담했는지 물었을 때 ‘부교역자’ 혹은 ‘담임목회자’라고 답한 비율은 각각 5.8%, 3.8%에 불과했다. 청년들이 교역자에게 거리감을 느끼고 있다는 방증이다. 응답자 가운데 46명은 교회에 출석하는 부모를 두고 있었으며, 이들 부모의 84.6%는 장로나 권사, 안수집사였다. 이런 결과는 부모 세대의 신앙이 대물림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출처,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http://news.kmib.co.kr/article/view.asp?arcid=0924237097&code=23111111&sid1=ch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