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송있습니다!"
"특송있습니다."
서울역 쪽방촌에서 만난 장애인들을 가정집으로 데려와 살면서 이들과 함께 드림찬양선교단을 만들어 활동을 시작한 지도 벌써 3년이 가까워 옵니다.
시각장애인, 지체 장애인, 지적장애인들인 멤버들은 이전엔 노숙, 쪽방, 고시원 등을 전전하며 살았던 이들이었습니다. 이들을 데리고 찬양선교단을 결성한 것 자체가 무모해 보였지만 음악 특히 찬양이 이들을 변화시키고 치유시켜나갈 것이란 기대 속에서 벌써 수십 회의 집회를 소화해 내고 말았습니다.
그동안 크고 작은 교회와 기도원에서 수십회의 집회를 인도하는 동안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어왔지만, 어느 시간부턴가 이들의 열정과 실력이 급상승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그런데 그 실력의 향상을 가능케 하는 것이 바로 이들의 믿음의 성장이라는 것입니다.
넉달 전 어렵게 취직해서 번 돈에서 꼬박꼬박 십일조헌금을 내기 시작한 것을 보면 이들이 하나님의 은혜를 얼마나 감사하고 있는가를 알 수 있습니다.
이들이 노숙과 쪽방생활을 할 수밖에 없었던 과거 유년시절의 상처들이 하나씩 벗겨지면서, 이젠 트라우마로 인해 자신을 학대하는 일은 없어졌습니다.
이 사역을 하면서 생전 처음 타인으로부터 칭찬과 사랑을 받으면서 이들 스스로 보람과 자기애를 느끼면서 무엇보다도 자신들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를 아는 자존감이 월등히 상승했다고 하는 것입니다.
요즘들어 서로 이런 이야기를 합니다.
어떻게 짧은 기간에 이렇게 많이 좋아질 수 있었나 하고 말입니다. 무모하다고 생각했던 일들이 지금은 일상적인 일이 되어 있는 모습을 보면서 한 목소리로 이건 기적이라고 고백합니다.
이들이 매 집회에서 흘려보내는 은혜와 감동은 다시 이들에게 되돌아와 이런 고백을 하기에 이릅니다.
"오늘 네가 얼마나 큰 일을 해낸 줄 알아? 너를 칭찬해"라고 말입니다.
그건 지난 11월15일 군산 갈보리기도원 집회를 마치고 하는 말이었습니다. 그날은 사고를 치고 도망갔다가 11달 만에 다시 돌아와 합류한 두 명의 멤버과 함께 총 4명이 찬양과 워십을 인도했습니다.
이들과 함께 1부 찬양인도를 마치고 설교 들어가기 직전 이런 메모지 한장이 올라왔습니다.
"특송있습니다."
이 한 줄의 메모가 우리 멤버들에게 큰 도전과 은혜를 끼칠 줄은 생각도 못했습니다.
곧이어 주변 성도들의 나가라는 강한 권유를 받고 중학생 정도로 보이는 한 자매가 핸드폰을 들고 무대로 나왔습니다.
어떤 곡을 부를거니 했더니,
"노래가 아니라 춤인데요."
"그래. 한 번 해 봐. 여러분 박수로 격려해주십시다."
그런데 핸드폰에서 흘러나오는 노래가 좀 이상했습니다.
교회에서 듣기보다, TV에서 많이 듣던 노래였습니다. 바로 모모랜드의 "뿜뿜" 노래에
맞춰 현란하게 춤을 추고 있는게 아닙니까?
찬양 집회를 30년 가까이 해오면서 이런 경험이 나도 처음인지라 황당히기도 했지만 온 성도들의 박수와 응원을 받으면서 어린 학생의 특송은 은혜롭게(?) 잘 마쳤습니다.
부흥회를 다 마치고 은혜받았다며 성도들이 다가와 강사하단 인사를 하는 중에 한 성도분이 내 손을 꼭 잡고는 이렇게 말사는 것이었다.
"아까 특송했던 중학생 아이가 제 딸인데, 선천성 지적장애 2급으로 학교생활도 못하는데 저렇게 춤 추는 것을 좋아합니다."
순간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기분이었습니다.
오늘 집회에서 가장 은혜를 많이 받은 분들이 이 소녀와 그 가족분들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어 그 소녀를 축복하며 얘기해 주었습니다.
"오는 찬양과 워십을 드린 언니 오빠들도 너와 같은 장애가 있단다.
아까 네가 춤 추는 걸 보니까 춤 실력이 대단하다고 느꼈는데 너도 커서 이들처럼 하나님을 찬양하는 훌륭한 사람이 될 수 있단다. 힘 내."
그 소녀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면서 이런 말을 해주었습니다.
"너는 하나님이 사랑하시는 소중한 사람이야."
하자 빙그레 웃으며 가족들 품으로 돌아갔습니다.
"모모랜드의 뿜뿜"이 가져다 준 감동은 파도를 타고 우리 단원들에게도 그대로 전해졌습니다.
찬양선교단으로 활동하면서 자신들과 똑같은 장애인들에게 얼마나 큰 은혜와 감동 그리고 도전을 주고 있는지를 새삼 깨닫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들은 돌아오는 차내에서 뿜뿜의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우리들이 오늘 뭘 한거지? 정말 우리들이 이런 착한 일을 했단 말야?"하며 서로를 칭찬하기 시작했습니다.
이것은 앞으로 서울역 쪽방촌의 드림찬양선교단이 끼칠 가장 큰 영향력이란 것을 알아가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리고 집에 돌아와 시각장애 워십담당 김진희자매는 받은 은혜를 글을써 아름답게 표현했습니다.
제목 : 한 소녀를 보았습니다.
글쓴이 : 김진희 자매
한 소녀를 보았습니다.
이쁘다기보다 귀엽다는 생각이 드는 소녀였습니다
소녀의 춤을 보았습니다
현란한 춤 솜씨를 보았습니다
소녀는 밝은 표정 같았습니다
소녀는 나와 공통점이 많아 보였습니다
집회시간 내내 고개를 숙이고 있던 소녀.
소녀에게서 과거 나의 모습이 보였습니다
10년이 지난 지금,
전혀 기억하고 싶지 않은 과거의 기억,
그리고 나와 꼭 닮은 소녀,
나는 바라고 있습니다
그 이쁘고 귀여운 천사 같은 소녀가 내가 겪은 상처를 겪지 않기를,
훗날 과거의 기억들이 좋은 추억이 되기를,
간절히 바래봅니다
소녀와의 만남이 처음이지만 지켜주고 싶은 마음 뿐,
나는 작지만 귀여운 천사를 만났습니다.
서울역 쪽방촌의 드림찬양선교단은 이러한 감동과 자긍심을 가지고 이후 대전 찬양부흥회, 오산리기도원 등 더 큰 규모의 집회도 거뜬히 해나가고 있습니다.
그렇게 드림찬양선교단은 자신들이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가를 알아가고 또 그렇게 소중히 여겨주시는 하나님께 앞으로도 찬양으로 영광돌리며 살게될 것이라 확신합니다.
이토록 짧은 기간에 많은 변화를 선물하신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올려드립니다.
군산집회를 다녀와서..
글, 설수철 목사
하늘문교회 담임
서울역쪽방촌 드림찬양선교단 대표
전화 : 010-4329-3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