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법주의의 매력

그리스도의 은혜로 너희를 부르신 이를 이같이 속히 떠나 다른 복음을 따르는 것을 내가 이상하게 여기노라. 다른 복음은 없나니 다만 어떤 사람들이 너희를 교란하여 그리스도의 복음을 변하게 하려 함이라. 그러나 우리나 혹은 하늘로부터 온 천사라도 우리가 너희에게 전한 복음 외에 다른 복음을 전하면 저주를 받을지어다. 우리가 전에 말하였거니와 내가 지금 다시 말하노니 만일 누구든지 너희가 받은 것 외에 다른 복음을 전하면 저주를 받을지어다. 이제 내가 사람들에게 좋게 하랴 하나님께 좋게 하랴 사람들에게 기쁨을 구하랴 내가 지금까지 사람들의 기쁨을 구하였다면 그리스도의 종이 아니니라. (갈1:6-10)

오늘 본문은 율법주의의 매력에 대한 역설적인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갈라디아서는 바울서신 중에서 바울이 가장 큰 슬픔을 가지고 쓴 서신서입니다. 갈라디아 교회는 바울이 양육하여 세운 교회였습니다. 그런데 갈라디아 교회에 유대의 율법주의가 들어오면서 심각한 위기에 봉착하게 되었습니다. 율법주의자들은 바울의 과거이 모습을 근거로 바울의 사도적 위치를 부정하려고 했습니다. 갈라디아교인들은 물 빠지듯이 빠르게 바울을 떠났습니다. 그들은 복음보다 율법을 더 따르기 시작했으며 바울의 권면에 귀를 막았습니다. 바울은 견딜 수 없는 고통과 아픈 심정으로 갈라디아교인들을 향해서 마지막 간절한 사랑을 담아서 호소합니다.  바울은 서두에서 자신이 그리스도의 사도임을 강력하게 변증합니다. 그리고 복음을 떠나서는 안 된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갈라디아서에는 자신이 세우고 양육한 교회로부터 거절당하는 바울의 아픔이 큰 교훈을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상황에서도 끝까지 충고와 권면을 포기하지 않았던 바울 사도의 사랑이 감동적입니다. 오늘 본문을 통해서 율법주의로 인한 신앙의 변질이 교회에 어떤 위기를 가져오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도대체 율법에는 어떤 매력이 있기에 복음을 경험했던 갈라디아 교인들이 복음을 떠나서 율법적인 삶에 대한 유혹을 받게 되었던 것일까요? 본문에서 이 문제를 신중히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첫째. 바울의 염려가 컸습니다. (1:6-7)

본문은 6절에서 그리스도의 은혜로 너희를 부르신 이를 이같이 속히 떠나 다른 복음을 따르는 것을 내가 이상하게 여기노라 는 바울의 고백으로 시작합니다. 바울은 갈라디아 교인들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지금 일어났다는 표현입니다. 너희가 그토록 빨리 복음에서 떠나버리다니? 나는 너무 놀랐다” 이것이 바울의 첫 번째 염려하는 이유였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은혜로 부르셨고 그들을 죄에서 구원하셨습니다. 그런데 이제 그들이 은혜에서 다시 율법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율법주의를 위해서 자유를 포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영적 아버지라고 할 수 있는 바울에게 한 마디의 상의도 없이, 그리고 성령께서 진리로 말씀하시기 전에, 너무도 빨리 복음을 떠나갔던 것입니다.

갈라디아 교회의 신자들은 단지 교단을 바꾸거나 교회를 바꾼 것이 아니라 실제로 하나님의 은혜를 포기하였습니다. 이런 모습을 본 바울의 두 번째 염려가 7절에 말씀입니다. 다른 복음은 없나니 다만 어떤 사람들이 너희를 교란하여 그리스도의 복음을 변하게 하려 함이라. 이 말은 갈라디아 교인들이 또 다른 복음이 있을 수 있다는 태도를 가지고 있었다는 뜻입니다. 다른 복음이란 있을 수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율법주의를 또 다른 복음으로 이해하고 있었다는 것입니다. 복음과 신앙의 다양성을 오해하는 오늘날의 많은 그리스도인들처럼 그들은 복음을 곡해하고 있었습니다. 옛말에 ‘선 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말이 있습니다. 그들의 충분하지 못한 성경지식이 오히려 자신들의 신앙을 무너뜨리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 바울은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바울의 염려는 너무도 당연했습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갈라디아 교인들은 은혜의 하나님을 떠났습니다. 하나님의 은혜를 곡해하여 육신과 자기 자신의 수단에 의한 방식의 삶으로 돌아서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들은 성령 안에서 그리스도인의 삶을 시작했으나 이제 육신의 힘으로 그 삶을 유지하려고 하고 있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 사실에서 한 가지 생각해 볼 것이 있습니다. 도대체 율법주의의 매력이 어디에 있었느냐? 하는 것입니다.

둘째. 율법주의 가지고 있는 매력의 정체가 무엇입니까?

율법은 육체에 호소하기 때문입니다. 즉 ‘종교적’이기를 강조한다는 말입니다. 그들의 방식대로 율법을 지키고 거룩한 절기를 준수하며 심지어 금식까지도 지키는 것을 말합니다. 물론 종교적인 것들을 모두 죄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문제는 복음보다 종교적인 것을 더 믿는다는 것이 문제가 되는 것입니다. 복음보다 종교적 행위를 통해서만 구원을 받을 수 있는 것처럼 주장하는 율법주의자들의 주장이 설득력있게 갈라디아 교인들을 사로잡았던 것입니다. 오늘날에도 구원을 경험한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복음을 누리는 삶보다 종교적 형식을 추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소위 경건의 능력보다 경건의 모양을 사모하는 잘못된 신앙의 모습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습니다. 율법주의가 그리스도인들에게 충분히 매력적으로 보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율법주의의 두 번째 매력은 감각에 호소하기 때문입니다. 율법주의자들은 “영과 진리로” 하나님께 예배하는 대신 자신의 감각을 만족시키는 자기 자신의 신앙생활 방법을 고안해내었습니다. 물론 성령 충만한 예배는 오감을 무시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설교를 듣고 찬송을 부르며 또한 다른 신앙인의 믿음을 보면서 신앙을 이해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영과 진리로 드리는 예배는 성령이 우리의 오감을 지배하게 됩니다. 문제는 분위기를 통해 우리의 인격이 지배당한다는데 문제가 있습니다. 마치 카톨릭이 성상숭배를 통해 인간의 종교성을 만족시켜주듯이 어떤 예배 분위기가 신앙을 만족시켜 줄 것이라는 착각을 유도하는 것이 율법주의가 가지고 있는 매력의 함정입니다. 또한 율법을 통해서 자기 자신을 다른 사람들과 비교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복음은 다른 그리스도인과 비교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복음은 오직 그리스도와 자신의 인격에 대해서만 비교할 것을 요구합니다. 그래서 항상 은혜로 살아가게 하고 아무 것도 자랑할 것이 없는 겸손한 인간으로 성숙시켜 줍니다. 그래서 복음은 인간적인 우월감이나 자신의 양심에 대한 만족을 추구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율법은 그 율법을 통해서 누구의 신앙심이 더 좋은가를 비교해주는 매력이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율법은 스스로의 종교적 업적을 만족시켜주는 매력이 있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나는 저 사람보다 더 많은 기도를 한다. 나는 저 사람보다 더 많은 금식과 철야를 한다. 그런데 저 사람들은 신앙적이지 못하다. 적어도 신앙이 있다면 나와 같은 이런 모습을 갖추어야 하지 않겠는가? 라는 종교적 판단을 갖게 합니다. 그리하여 오히려 형제를 사랑하고 형제를 정죄하지 말라고 가르치는 복음의 진리를 정면으로 부인하는 행위를 서슴없이 하게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율법의 매력입니다.

그렇습니다. 율법에는 매력이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그리스도인의 신앙을 함정으로 몰아넣는 미끼가 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갈라디아 교인들은 바울의 교훈과 가르침보다 율법주의자들의 교훈이 더욱 실감나는 신앙의 체험으로 다가왔기 때문에 그들은 복음을 떠나 율법을 또 다른 복음인 것처럼 그렇게 받아들였던 것입니다. 그러나 그들은 율법을 받아들이는 순간 자신의 신앙이 잘못된 멍에 아래에 묶에게 된다는 것을 몰랐던 것입니다.

셋째. 바울의 율법에 대한 폭로를 들어보십시오(8-10)

이제 바울이 말하는 강력한 율법주의에 대한 평가를 생각해보겠습니다. 성경은 시편 97:10절에서 여호와를 사랑하는 너희여 악을 미워하라 그가 그의 성도의 영혼을 보전하사 악인의 손에서 건지시느니라. 그리고 로마서 12:9절 에서는 사랑에는 거짓이 없나니 악을 미워하고 선에 속하라 고 말씀하십니다.

바울은 진리를 사랑하고 갈라디아 교인들을 사랑했기 때문에 거짓 선생들과 잘못된 지식과 싸웠던 것입니다. 바울은 율법주의자들에게 명쾌하게 선포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본문 8절과 9절에서 그러나 우리나 혹은 하늘로부터 온 천사라도 우리가 너희에게 전한 복음 외에 다른 복음을 전하면 저주를 받을지어다/ 우리가 전에 말하였거니와 내가 지금 다시 말하노니 만일 누구든지 너희가 받은 것 외에 다른 복음을 전하면 저주를 받을지어다 라고 말합니다. 그리고 본문의 마지막 10절에서 이제 내가 사람들에게 좋게 하랴 하나님께 좋게 하랴 사람들에게 기쁨을 구하랴 내가 지금까지 사람들의 기쁨을 구하였다면 그리스도의 종이 아니니라 고 자신의 심중을 토로합니다.

바울은 서신서에서 자신이 양육한 교회나 자녀를 표현할 때 항상 자신의 기쁨이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갈라디아 교회를 향해 바울은 극단적인 표현을 합니다. 여기에 바울의 아픈 마음이 담겨있는 것입니다. 바울의 심정이 어떤 것이었을까요? 바로 이런 마음이었을 것입니다. 최후의 심판! 에 대한 확신입니다. 자신의 사역이 과연 정당했었느냐에 대한 최후의 심판은 바로 그리스도일 수밖에 없다는 강력한 확신이 바울에게 있었습니다. 바울은 자신이 양육한 갈라디아 교인들마저 자신을 떠나고 율법주의로 돌아서서 오히려 자신을 공격하는 외로운 상황에 처했습니다. 그러나 자신의 인간적 관계를 위해서 복음의 진리를 포기할 수 없다는 확고한 믿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것이 갈라디아서에 담겨있는 아픈 감동입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물론 우리는 완전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누구보다 완전한 복음을 가지고 있으며 그 복음을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리고 끝까지 사랑으로 책임지기 원하는 그리스도의 마음을 가진 사람들입니다. 이제 여러분에게 있는 그 복음에 각자가 충실해야 합니다. 하나님을 믿고 여러분이 만나는 영적 지도자를 믿어야 합니다.그리고 복음 안에서 한 가족이라는 은혜를 누리시기 바랍니다. 또한 서슴없이 많은 사람들을 복음의 가족으로 초청하시기 바랍니다. 여러분들에게는 율법이 아닌 복음이 있으며 종교적으로 만족시켜주는 분위기가 아닌 인격적인 말씀이 있습니다.

오늘도 여러분들이 가지고 있는 은혜로 받은 그 구원의 감격을 풍성하게 누리시고, 이 시대를 향해서 그리스도의 제재라는 자부심을 선포하는 복된 삶을 누리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오늘도 승리하세요~!

글, 조성호 목사

서울 열린문교회 담임
신앙상담 : 010-2604-25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