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나무 - 조수연
교회정보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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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26 23:20
아버지의 나무
옛날 옛날 한 옛날에 나무 한 그루가 있었습니다.
그 나무는 동구밖 나즈막한 언덕 위에 심겨졌지요.
그 나무 곁에 아버지는 또 한 그루의 나무처럼 늘 그 곳에 서 계셨습니다.
당신은 언제나 그 자리에
모진 비줄기에 대지가 허물어져도
거센 바람 불어와 흔들어대도
당신은 언제나 그 자리에
변함이 없고 뒤돌아서지도 않고 옮겨지지도 않는
도리어 더 깊어지고 더 든든해져 그 넓은 팔 나를 감싸네
당신은 언제나 그 자리에
한 낮에 태양에 숨이 말라와도
깊은 밤 찬 서리 몸에 떨려와도
당신은 언제나 그 자리에
변함이 없고 뒤돌아서지도 않고 옮겨지지도 않는
도리어 더 깊어지고 더 든든해져 그 넓은 팔 나를 감싸네
그러던 어느 날
나무는 알게 되었습니다.
왜 아버지가 늘 그 곳에 서 계셨는지를..
아버지는 옷자락을
휘날리며 달려가
성처투성이 아들을
꼭... 끌어 안았습니다.
변함이 없고 뒤돌아서지도 않고 옮겨지지도 않는
도리어 더 깊어지고 더 든든해져 그 넓은 팔 나를 감싸네
그 넓은 품에 빛나게 나를 반기던
아버지의 나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