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 그리기

빛의 선물로 무엇을 그릴까

낮으로는 생명을 그리고

밤으로는 안식을 그려야지

하늘로는 꿈을

땅으로는 어머니를

해와 달과 별을 엮어 등불을

바다 물감으로 하늘을 그려내고

물고기들을 날려 새가 되게 할테야

그러면 구름이 미소 짓겠지

새들과 함께 노래 부르고

물고기들과 춤을 추고

나무에 기대어 오묘한 이야기를 들을꺼야

바람엔 생기를 담아

모든 것들 사이에서 출렁이게 할꺼야

그리고 사람, 사람들로는 사랑을 그리려 해

이 세상 임금은 말하겠지

칼과 피와 전쟁의 세상에서 왠 그림이냐

차라리 떡과 왕궁을, 미인과 보물선을 그려라.

나는 그럴 수 없어

떡이 흙에서 나고

사람은 하늘이 내시쟎아

하늘 아버지가 부르신다

아이 야, 살면서 그렸던 네 그림

모두 다 갖고 내게로 오너라.

글과 그림,  성막 김성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