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판 ‘사타닉 바이블’ 확산… ‘오컬트 문화’ 주의보
한국판 ‘사타닉 바이블’ 확산… ‘오컬트 문화’ 주의보
‘절제 대신 탐닉’ ‘뺨 내미는 대신 복수를’… 사탄의 9계명 담은 책 출간
‘사탄은 절제 대신 탐닉한다.’ ‘사탄은 다른 쪽 뺨을 내미는 대신 복수한다.’….
한국어로 번역 출간된 ‘사타닉 바이블(Satanic Bible·사탄의 성경)’에 수록된 ‘사탄의 9계명’ 내용 일부다. 사타닉 바이블은 사탄교 창시자인 앤톤 라베이가 1969년 출간한 책으로, 최근 온라인 플랫폼 등을 통해 모금하는 크라우드펀딩 사이트를 통해 한국어로 번역돼 보급되고 있다.
기독문화 전문가들은 이같은 현상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사타니즘을 포함한 ‘오컬트(Occult) 문화’를 확산시킬 수 있어 각별한 주의와 분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오컬트 문화는 초자연적 주술·심령·점성·예언·사탄주의 등을 일컫는 문화 장르로 미국 등을 중심으로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8일 국민일보 취재 결과 국내 출판사인 A사는 지난해 5월 크라우드 펀딩사이트인 ‘텀블벅’을 통해 영문 버전 책인 ‘사탄교의 모든 것-사타닉 바이블’의 한글판 번역을 위한 펀딩을 진행했다. 목표 모금액은 2000만원이었는데, 2개월 만에 2배가 훨씬 넘는 5370만원이 모였다. 모금 참여 인원만 1880명에 달했다.
해당 펀딩의 소개 페이지에는 사타닉 바이블을 두고 ‘오컬트의 대명사이며 사탄 숭배에 관한 책’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미국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아마존’에서 오컬트 분야 서적 부동의 1위라는 소개도 곁들여져 있다.
A사 관계자는 “(사타닉 바이블 출판에 대해) 특정 종교집단의 포교를 위해서가 아니다”고 일축했다. 이어 “오컬트는 학문과 정신수양의 문화로 보고 있다. 최근 오컬트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관련 서적 출판 문의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해당 서적을 펼쳐보면 반기독교적인 내용이 대다수다.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따르고자 하는 크리스천의 삶과 정반대에 가깝다. 기독교 가치관이 정립되지 않은 청소년이나 젊은 층이 이 책을 접할 경우 가치관의 혼란을 야기할 만하다.
책에 담긴 일부 내용은 이렇다. ‘만약 누군가 너의 뺨을 때린다면 그의 양쪽 뺨을 때려라. 그리고 그의 엉덩이와 허벅지를 때려라.’ 이는 정통 성경의 ‘한쪽 뺨을 때리거든 다른 뺨도 돌려 대고…(눅 6:29)’라는 구절과 상반된다. ‘사탄은 은혜를 모르는 사람에게 사랑을 낭비하지 않고….’(사탄의 9계명 중)라는 내용도 마찬가지다. 차별없는 사랑을 강조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거부한다.
전문가들은 작금의 문화 세태에 대한 지식 습득과 분별을 동시에 강조한다. 문화선교연구원 임주은 연구원은 “(사타닉 바이블은) 사회에서 어떤 책임과 의무, 약자를 향한 무조건적인 희생과 사랑도 짊어지기 싫어하는 이들에게 위로가 될 말들”이라며 “이런 가치관들을 계속 품고 살다 보면 자기중심적인 방만한 행위를 합리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박욱주 연세대 연합신학대학원 교수는 “시대가 흐를수록 문화가 교묘해지고 있다”면서 “교회와 목회자들이 오컬트 문화를 기피하기보다는 주의 깊게 관심을 보여야 한다. 목회자들이 제대로 알아야 교인들에게 올바른 기독교 문화 가치관을 가르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출처 : 국민일보 / 유경진 기자 ykj@kmib.co.kr
출처 : 더미션(https://www.themissio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