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앞에 설 준비

아름답게 물들었던 고운 단풍잎이 힘없이 떨어지고 겨울을 재촉합니다. 하루, 하루가 다르게 겨울로 성큼 성큼 들어서면서 금년의 마지막 달이 달려가고 있습니다. 눈 몇 번 떴다 감으면 금년도 끝이 납니다. 오늘은 낙엽처럼 떨어진 평범한 삶의 이야기 하나 하려고 합니다.

지난주, 12월 첫 주에 건강검진을 받았습니다. 병원에 갈 때 마다 긴장되는 순간이 있습니다.

청력 검사할 때입니다. 건강 검진을 받으면 키가 얼마나 되는지 시력은 어떻게 되는지 허리둘레, 몸무게 등 기초적인 신체검사를 합니다. 기초적인 검사를 할 때 청력 검사를 합니다. 청력 검사할 때 제일 힘이 들고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이유는 잘 못 듣기 때문입니다. 어려서부터 만성중이염을 앓아 양쪽 귀에 고막이 없습니다.

그리고 고음, 저음을 듣는 청신경이 죽어서 고음이나 작은 소리는 듣지 못합니다. 조금 살아있는 중음 청신경을 가지고 조금 크게 말하는 것을 듣는 정도입니다. 이러다 보니 자연히 나도 모르게 긴장이 됩니다. 귀에서 소리가 나면 손을 들라는 것입니다. 안 들리면 어느 쪽을 들어야 하나, 가만히 있어야 하나, 아니면 감으로 들어야 하나, 잘 안 들린다고 면허 갱신 때 운전면허 갱신을 받지 못하면 어떻게 하나 별 생각이 순간 스쳐가면서 긴장을 합니다.

그런데 문득 이런 생각이 듭니다.

청력 검사를 하는데도 이렇게 긴장하는데 우리 주님 앞에 섰을 때 얼마나 긴장되고 떨릴까 하는 것입니다. 진짜 우리가 이 세상에 살면서 잘 준비해야 할 것이 있는데 그것은 주님 앞에 설 때를 준비를 하는 것입니다. 주님 앞에 섰을 때 우리 주님이 나는 너를 도무지 알지 못한다고 하면 다 끝나는 것입니다. 절망입니다. 바깥 어두운 데로 내 쫓으라고 하면 슬피 울며 탄식하면서 아무리 소리 지르고 발버둥 쳐봐야 소용이 없습니다. 남은여생 최선을 다하여 주님 앞에 당당하게 설 준비를 하는 것이 최고의 준비입니다. 지금 여기에서 주님 앞에 설 준비를 해야 후회함이 없습니다.

그런데 순간 마음속에서 ‘주님 앞에 서는 준비는 내 안에 그리스도를 모시고 내 삶에 주인 되시는 예수님으로 살아야 하느니라.’는 마음을 주십니다. 그렇습니다. 누구나 다 주님 앞에 서야 하는데 그 준비는 나의 생명이 되신 예수님으로 사는 것 밖에는 없습니다. 예수님은 예수님으로 살지 않는 자는 모릅니다. 예수님은 그 안에 예수님이 없는 자를 모릅니다. 이 땅 여기에서, 지금 내가 살아있을 때 날마다 내 안에 나의 주인으로 계신 예수님으로 사는 것이 일상의 삶이 되어야 합니다.

마태복음 7장에서 우리 예수님은 “그 날에 많은 사람이 나더러 이르되 주여 주여 우리가 주의 이름으로 선지자 노릇 하며 주의 이름으로 귀신을 쫓아내며 주의 이름으로 많은 권능을 행하지 아니하였나이까 하리니 그 때에 내가 그들에게 밝히 말하되 내가 너희를 도무지 알지 못하니 불법을 행하는 자들아 내게서 떠나가라 하리라”(마7:22,23)라고 말씀하십니다.

주님의 이름을 부르며 주의 이름으로 선지자 노릇도 하고 주님의 이름으로 귀신을 쫓아내고 권능을 행한 사람들이 교회 밖의 사람들이 아닙니다. 교회 안에 나름 신앙생활 했다는 사람들이고 목사이고 선교사이고 장로이고 권사, 집사들입니다. 그리고 기도도 많이 한 사람들이고 사람들에게 인정도 받은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주님은 저들을 그냥 모르신다고 하는 것이 아니라 도무지 알지 못한다고 하십니다. 아니 어떻게 그럴 수가 있습니까? 아니 그럴 수 있습니다. 그 사람 마음 중심에 예수님이 없으면 주님은 모르십니다.

주님 앞에 설 준비는 날마다 내 안에 나의 왕으로 계신 예수 그리스도로 사는 것입니다.

“이러므로 너희도 준비하고 있으라 생각하지 않은 때에 인자가 오리라”(마 24:44)

글, 이장우 목사

성남열방교회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