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거품 설렘 - 이장우 목사
물거품 설렘
설렘은 마음이 가라앉지 아니하고 들떠서 두근거리는 느낌이나 마음의 감정을 말합니다. 간단하게는 실제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들떠서 있는 것입니다. 잘못된 기대로 인한 설렘이 있을 수 있습니다. 사람은 사실이 아님에도 막연한 설렘 가운데 들떠서 살면 현실감이 떨어지고 그러다가 공수표를 남발하게 되고 신뢰성이 떨어지며 다른 사람들에게도 신용을 잃고 실없는 사람이 됩니다.
사울에게 이런 설렘이 있었습니다.
다윗이 사울에 의해 쫓김을 당하며 도피의 생활을 하고 있을 때 그일라 사람들이 다윗을 찾아와 블레셋 사람들이 그일라를 쳐서 타작마당을 탈취하니 도와 달라고 요청을 합니다. 가서 그일라 사람을 구원해야 하는지를 하나님께 묻고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사람들을 데리고 가서 그일라 사람들을 구원합니다. 그런데 그만 어떤 사람이 사울에게 다윗이 그일라에 있다는 것을 알립니다. 이 소식을 듣고 사울이 말하기를 “하나님이 그를 내 손에 넘기셨도다 그가 문과 문빗장이 있는 성읍에 들어갔으니 갇혔도다”(삼상23:7)라고 합니다. 사울의 마음은 지금 다윗을 하나님이 자기 손에 넘겨주었다고 하면서 다윗을 곧 잡을 수 있다는 기대와 설렘에 부풀어 있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사울의 말과 같이 다윗이 사울에게 잡혔을까 하는 것입니다.
사울이 말한 “하나님이 그를 내 손에 넘기셨다”는 것은 다윗이 그일라에 있는 것은 하나님께서 다윗을 자신의 손에 붙이신 것으로 여긴 것입니다. ‘넘기셨다’는 말은 ‘이방인처럼 여기다’는 뜻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의 입장에서, 하나님의 입장에서 어떤 사람을 이방인처럼 여겼다는 것은 그 사람을 불결하게 여겨 버렸다는 것입니다. 이는 하나님이 다윗을 이미 이방인처럼 여겨서 버렸다는 것입니다.
사울은 다윗이 그일라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다윗이 하나님의 손에서 벗어났고, 하나님께서 다윗을 자기의 손에 이방인처럼 버려 넘겨주셨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사울의 이런 확신은 하나님께로부터 온 것이 아니라 사울 개인의 인간적인 생각이었음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다윗을 사울의 손에 붙이지 않으십니다.
사울은 다윗이 문과 문빗장 사이에 갇혔다고 합니다.
사울이 그일라 성에 다윗이 갇혔다고 한 것은 유대 광야보다는 그일라 성을 포위하기가 훨씬 수월하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다윗이 성에 갇혀 있는데 문과 문빗장에 의해 갇혀 있음으로 다윗이 사울 앞에서 꼼짝없이 갇혀서 도저히 그일라 성을 빠져 나갈 수 없는 상태에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한 나라를 다스리는 왕의 치졸하고 편협한 사고체계를 봅니다.
그일라가 블레셋의 침략을 받았다가 다윗에 의하여 구원을 받았다면 그일라 백성들이 하나님께서 다윗을 통하여 구원받은 것을 기뻐하고 감사해야 함이 당연한 것임에도 불구하고 백성들의 구원은 안중에도 없고 오히려 이 기회에 다윗을 붙잡아 개인적인 원한을 풀려고 하는 원한과 상처투성이의 왕을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울은 내편이 아닌 사람을 적폐의 대상으로 보고 그를 제거하려고 하는 일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사울은 지금 다윗을 곧 잡아 죽일 수 있다는 기대와 설렘으로 허파에 바람들어간 사람처럼 잔뜩 들떠있습니다.
그렇다면 사울의 말과 같이 하나님이 다윗을 그의 손에 넘겨주셨을까요?
사울이 자신을 잡으러 온다는 것을 하나님께로부터 듣고 다윗이 그곳을 떠나 광야로 도피를 합니다. 사울은 매일 다윗을 찾고 또 찾고 있지만 하나님은 다윗을 사울의 손에 넘겨주시지 않으십니다(삼상23:14)
왜 사울의 기대는 실현되지 않고 물거품이 되었을까요?
사울에게서 하나님이 떠나셨고 하나님은 사울을 버렸습니다. 하나님께로부터 버림받은 사울은 그 안에 하나님이 없습니다. 불신앙과 죄의 길을 걸어갑니다. 그러니 사울의 기대는 하나님이 이루시지 않는 것이며 물거품이 되는 것입니다.
내 안에 계신 주님과 함께 믿음의 길을 걸어갈 때 주님이 도와주십니다.
글, 이장우 목사
성남열방교회 담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