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설과 반전]

모든 스토리는 반전의 강도에 비례하는 감동과 재미를 지닙니다. 이를테면 오헨리의 단편소설 <크리스마스 선물>과 오영진의 희곡 <시집가는 날>등은 그 멋진 반전으로 명작 반열에 듭니다. 그렇더라도 인간이 연출한 반전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상상 불가의 경이로운 반전 드라마를 연출하십니다.

성경은 그 때 있었던 그 일을 기록한 실록입니다. 그러므로 성경의 1차적 해석은 그 기록된 내용 자체에 대한 해석이어야 하고, 나아가 구속사적 해석이 따라야 하며, 실존적 해석이 더해져야 합니다. 입체적 3중 해석이 요구된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성경은 어렵다는 선입견이 생깁니다. 하지만 하나님의 <행하라와 금하라>만 따르면 그것이 하나님의 뜻을 따름과 같습니다.

성경에는 상상을 초월하는 극적인 반전 이야기가 많습니다. 정말 극적입니다. 구약 에스더서의 반전 드라마는 페르시아 제국의 권력 중심부인 왕궁을 무대로 전개 되었습니다. 제국의 영토에 사는 모든 유대인을 지금의 3월 14일에 학살하여 없애려다가 오히려 그 날 유대인이 자기들을 학살하려던 아말렉인들을 학살하였습니다.

대략 2,500여 년 전쯤의 역사적 사건인 그 날을 유대인들은 지금도 축제의 날로 지키고 있습니다. 실제적 사실이 아니라면 어떻게 2,500여 년을 축제로 기념할 수 있겠습니까. 우리나라의 1919년 3월 1일 만세 사건이 역사에 실제하였기에 우리도 100여 년이 흐르는 동안 3월 1일을 국가 기념일로 지키고 있습니다.

성경에는 10여 년을 왕에게 쫓기던 다윗이 30세에 왕이 됩니다.

목축업에 최적지인 비옥한 들판을 조카에게 준 아브라함이 열악한 환경에서 더 부자가 되고, 이집트의 왕에게 아내를 빼앗길 뻔 하였던 그가 더 많은 재산을 얻습니다.

맨손으로 외삼촌 라반의 집에 가서 20년을 속아만 살던 야곱이 그곳을 떠날 때는 외삼촌 보다 오히려 더 부자가 되어 돌아옵니다.

장기간 사마리아 성을 포위한 아람 군대에 의해 모두 굶어 죽게 되어 더 없이 절박한 상황에서 죽기로 작심하고 적진으로 간 문둥이 네 명에 의해 적군은 도주하고 기근에서 해방 됩니다. 버림 받아 성 밖으로 추방당한 거지 문둥이 4인이 사마리아 성을 구해낸 것입니다.

그러나 뭐니 뭐니 해도 반전의 대표적인 사례는 요셉의 이야기가 결정판입니다. 이복형이 10명이나 되는 가정에서 11번째로 태어나 비길 데 없는 아버지의 총애를 한 몸에 받으며 부귀영화를 누렸는데 그 형들이 남쪽 나라 이집트에 노예로 팔아버렸습니다. 17세 소년입니다. 노예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는 살아 있으나 죽어야 하고 주인이 하라는 그대로만 하는 로봇이 됩니다. 주인이 그냥 때려죽여도 살인죄가 성립되지 않습니다.

몇 년 후, 여주인 강간 미수라는 끔찍한 죄명을 뒤집어쓰고 억울한 감옥살이를 합니다. 이토록 급전직하(急轉直下)로 망가지는 운명도 있을까요. 그런데 노예와 억울한 죄수 신분 13년, 더는 살아 있을 가치도, 티끌만큼의 희망도 없는 30세의 요셉이 그야말로 느닷없이 황제의 명에 의해 이집트의 실권을 장악한 국무총리로 등극하게 됩니다.

왕궁의 수비대장이며 그의 주인인 보디발은 감옥의 요셉을 얼마나 괴롭혔겠습니까. 그는 서른 살 국무총리 앞에 초라하게 무릎 꿇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를 노예로 팔아버린 10명의 이복형들이 요셉 앞에서 살려달라고 애원합니다. 이 놀라운 정경으로 반전 드라마의 대미를 장식합니다. 바로 창세기 제50장 입니다.

믿음으로 협착하고 좁은길을 걷는 이 땅의 모든 그리스도인들의 반전은 주님께서 육의 옷을 벗겨 주실 그날 완성됩니다. 소망의 인내로 주님만을 기대합시다.

너는 내 집을 다스리라 내 백성이 다 

네 명령에 복종하리니 

내가 너보다 높은 것은 내 왕좌뿐이니라

바로가 또 요셉에게 이르되 

내가 너를 애굽 온 땅의 총리가 

되게 하노라 하고 자기의 

인장 반지를 빼어 요셉의 손에 끼우고 

그에게 세마포 옷을 입히고 

금 사슬을 목에 걸고 자기에게 있는 

버금 수레에 그를 태우매 

무리가 그의 앞에서 소리 지르기를 

엎드리라 하더라 바로가 그에게 

애굽 전국을 총리로 다스리게 

하였더라

<창세기 41:40-43>

그의 형들이 또 친히 와서 

요셉의 앞에 엎드려 이르되 

우리는 당신의 종들이니이다

<창세기 50: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