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물러 있어야 할 자리 - 이장우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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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물러 있어야 할 자리 - 이장우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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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물러 있어야 할 자리


사람은 신분이나 위치에 따라서 내가 머물러 있어야 할 자리가 있습니다. 그 자리에 묵묵히 머물러 있을 때 아름답고 멋있는 것입니다. 내가 머물러 있어야 할 그 자리를 떠나서 있지 말아야 할 자리에 있으면 본인도 불편하고 보는 사람도 불편합니다. 시편기자는 시편을 열어가면서 “복이 있는 사람은 악한 사람들의 꾀를 따라가지 않고 죄인들의 길에 서지 않으며 남을 업신여기는 사람들과 자리를 함께하지 않고”라고 말씀합니다. 복 있는 사람은 내가 있어야 할 자리와 피해야 할 자리를 바로 아는 사람입니다.


다윗도 자신이 머물러 있어야 할 자리가 분명히 있습니다. 그런데 믿음이 흔들리고 약화되자 그만 마음에 순간적으로 두려워하는 마음이 들어오고 가지 말아야 할 땅 가드로 가서 그 땅에 왕 아기스에게로 갑니다. 가드는 이스라엘과 적대 관계에 있는 블레셋의 땅으로 주요 다섯 성읍(가사, 아스돗, 아스글로, 가드, 에글론) 가운데 하나였습니다. 그리고 가드는 다윗에게 죽임을 당했던 골리앗의 고향이기도 하며 이곳의 위치는 놉으로부터 남서쪽 약 37km 지점으로 추정됩니다. 비유컨대 다윗이 블레셋 땅 가드로 도망했다는 것은 대한민국의 대통령 당선자가 어려움이 있다고 북한의 평양이나 개성으로 도피하여 망명을 요청한 것과 비슷합니다. 대한민국의 대통령 당선자가 주적인 북한으로 망명하는 것이 가능한 일입니까?


다윗이 누구입니까? 이제 다 타들어가는 촛불과 같은 사울의 생명이 끝나면 이스라엘의 왕이 될 사람입니다. 사무엘로부터 기름 부음을 받아 차기 왕으로 정해진 사람입니다. 사울이나 요나단도 차기 왕이 다윗이라고 말했고 그렇게 인정하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아기스의 신하들이 다윗에 대하여 “그 땅의 왕 다윗이 아닙니까?”(삼상21:11)라고 말하고 있으니 블레셋 사람 가드의 신하들도 이스라엘의 왕으로 알고 있습니다. 다윗은 이미 요나단과 사울의 딸 미갈로 대표되는 왕족들에게, 그리고 사무엘과 아히멜렉으로 대표되는 종교 지도자들에게 왕으로서 인정받았으며, 이스라엘의 숙적 블레셋 사람들에게도 왕으로 인정을 받고 있는 사람입니다. 한편 다윗은 사울의 위협을 피해 도망가는 여정에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윗을 이스라엘의 새로운 왕으로 세우시려는 하나님의 계획은 계속 진행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다윗은 고통스럽게 생명의 위협을 느끼는 상황이기는 하지만 유대 땅에 머물러 있어야 합니다. 물론 인간적으로는 100번도 더 이해가 되고 남음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스라엘과 적대 관계에 있는 블레셋 땅 가드는 다윗이 머물러 있어야 할 자리가 아님을 이어지는 다윗의 행동을 통해서 알 수 있습니다. 다윗은 아기스 왕과 신하들이 보는 앞에서 미친 체하면서 대문짝에 그적거리며 침을 수염에 흘리기를 시작하는 연기를 합니다. 마땅히 있어야 할 자리, 내가 머물러 있어야 할 자리라면 굳이 미친 척하면 정신병자같이 침을 질질 흘릴 필요가 없는 것입니다.


성경을 보면 머물지 말아야 할 곳에 머무름으로 곤욕을 치른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중에 한 사람이 아브라함입니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갈대라 우르를 떠나 하나님이 지시하신 가나안 땅으로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그만 그 약속의 땅에 기근이 심하게 들었습니다. 아브라함은 약속의 땅을 떠나 애굽 땅으로 들어갑니다. 아브라함이 머물러 있어야 할 자리는 가나안인데 거기에 머물지 못하고 머물지 말아야 할 곳으로 간 것입니다. 그 결과 자기의 가장 소중한 아내를 잃을 뻔한 일이 발생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하나님께서 아내 사라를 지켜 보호하시고 아브라함의 위기와 실수와 선으로 바꾸어 주셨습니다.


다윗이 머물러 있어야 할 자리가 있다면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성도들도 머물러 있어야 할 자리가 있습니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광야생활의 힘들고 고된 환경 속에서 자기들이 가고 싶다고 아무 곳이나 간 것이 아닙니다. 구름 기둥과 불기둥이 있는 거기에 머물러 있었습니다. 구름 기둥과 불기둥이 있는 곳에 그대로 머물러 있었다는 것은 하나님이 계신 곳에 머물러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우리가 머물러 있어야 할 곳은 하나님이 계신 곳, 하나님이 함께 하시는 곳에 머물러 있어야 합니다. 하나님의 생명을 가지고 사는 그리스도인은 예수 그리스도 안에 흔들리지 말고 굳건하게 머물러 있어야 합니다.



글, 이장우 목사

성남열방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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